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수업 중에 갑자기 아랫배가 너무 아픈 경험을 했습니다. 책상에 엎드려서 아픔을 참고 있다가 선생님의 권유로 병원에 갔더니 맹장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였습니다. 화장실을 가고 싶은 배아픔은 아니었고 위치는 비슷한데 다른 아픔으로 느껴져서 많이 당황했었습니다. 맹장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맹장이란?
맹장은 영어로 cecum이며 대장의 맨 앞부분으로, 소장의 끝에 연결되어 있는 주머니 모양의 소화기관입니다. 길이는 5cm 정도 되며 복막에 쌓여있고 맹장의 끝에 10cm 정도의 충수돌기가 붙어있습니다. 맹장은 주로 소장에서 소화와 흡수가 끝난 후 남아있는 수분과 염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 내용물을 점액과 섞어주는 윤활 작용을 합니다. 남자, 여자를 구분해서 맹장의 위치가 다른 곳에 있지는 않습니다. 맹장 주변기관이 성별에 따라 달라집니다. 맹장은 복부 우측 아랫부분, 골반과 우측 장골능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자의 경우 방광, 직장 등 다른 기관 사이에 위치하고 여자의 경우 자궁, 난소 등 생식기관 주변에 위치하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맹장염이란?
맹장염은 맹장의 끝에 붙어있는 10cm 정도 되는 충수돌기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정확하게는 충수염이라고 합니다. 맹장염은 발생빈도가 다른 응급질환에 비해 높은 편이고 사전 예방이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초음파, CT검사 등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원인
맹장염의 주된 원인은 맹장 끝에 붙어있는 충수돌기가 폐쇄되거나 꼬이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충수돌기가 폐쇄되면 내부에 점액이 고이고 세균이 증식하면서 염증이 생깁니다. 폐쇄된 충수돌기 내 압력이 높아지면서 혈액 공급이 차단되어 괴사가 진행되고 결국 터지게 됩니다. 충수돌기의 폐쇄 및 꼬임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배변 습관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합니다. 충수돌기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 충수돌기 내부에 딱딱한 변이나 이물질이 낀 경우
- 충수돌기가 복막 내에서 꼬이거나 꺾인 경우
- 주로 소아의 경우 점막하 림프조직이 지나치게 증식한 경우
-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인한 염증
- 대장염 등 다른 질환에서 이차적 합병증으로 발생할 경우가 있습니다.
증상
맹장염 증상은 신체 컨디션(연령, 체력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증상 발현 후 24~72시간 내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충수돌기가 터질 위험이 높아집니다. 충수돌기가 터지면 복막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따라서 증상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느껴질 경우 병원으로 빨리 가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 초기에는 구역질, 구토, 식욕부진 등이 동반되며 상복부에 미미한 통증이 시작됩니다.
- 전형적으로는 우측 아랫배 부위에 국한하여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다리를 구부리고 누우면 통증이 완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꼽과 골반 사이에 맥버니 압통점인 지점에 압통이 있습니다. 급격하게 열이 오를 수 있으며 오한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 증상이 악화되면 복통이 극심해지고 전신 허탈감이 발생합니다. 구토와 설사가 잦아지게 됩니다. 일정시간 경과 후 충수돌기가 터지면 복막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자가진단
맹장염 증상은 개인차가 있고 다른 질환과도 유사할 수 있으므로 자가진단보다는 전문의 진찰을 받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한 가지 자가진단 방법을 알려드리면 평상에 제대로 눕고 보호자가 오른쪽 아랫배 부분을 눌렀다가 손을 뗄 경우 통증이 느껴지는지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이 맥버니 압통점을 눌러보는 진단 방법입니다. 또한 다리를 구부리고 있으면 통증이 완화되는지 볼 수 있습니다.
치료방법
맹장염의 치료방법은 항생제를 투여하는 방법보다는 수술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충수돌기를 제거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항생제를 시도할 수 있지만 대부분 수술을 진행합니다. 고령이나 전신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의 경우 마취 등의 수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항생제 치료를 고려합니다.
- 충수절제술을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며 개복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로 진행합니다. 개복수술 후에는 1주일 이상 입원하여 배농관 삽입, 항생제 투여 등의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복강경 수술에는 입원기간을 짧게 잡습니다.
- 충수돌기가 터져서 복막염으로 발전했을 경우 즉시 응급 수술을 하며 복막 내 염증이 퍼지기 때문에 광범위 항생제 투여를 하고 수액 보충 등 전신 상태 관리가 선행됩니다.
- 복강경 수술인 경우 3~5일 정도 입원을 하고, 개복 수술인 경우 5~7일 정도 입원을 하면서 예후를 살펴봅니다.
- 맹장염 수술 비용은 포괄수가제 대상 질환이므로 병원 규모에 관계없이 수술 및 입원비용이 정해져 있는데 약 380만 원 수준(수술치료+응급입원)인데 공단부담금을 제외하고 본인 부담금은 전체 20만 원 선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맹장수술 후 좋은 음식은?
맹장수술 후에는 방귀가 나와야 내장기관이 정상작용한다고 판단하고 식사를 조금씩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음식은 대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권장드립니다.
- 죽, 미음, 국수 등 부드러운 식단
- 두부, 달걀 등 단백질 공급원
- 바나나, 멜론 등 소화가 잘 되는 과일
- 생선, 해산물 등
- 기름기가 적고 부드러운 음식입니다.
결론
맹장염은 예방이 어려운 질환입니다. 갑자기 충수돌기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대비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초기증상을 제대로 알고 있으면 대응하기는 쉬운 질환입니다. 복막염으로 번지기 전에 진단을 받는다면 수술을 통해 빠르게 치료할 수 있고 간단하게 회복하여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본인부담금도 크게 들어가지 않는 질환이기 때문에 병원에 문턱을 높게 생각하지 마시고 아픈 경우 참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가시기 바랍니다.